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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Freeboard/Scribbles 2010. 1. 5. 03:58
할머니가 또 편찮으시다. 식사도 거의 못 하시고, 전혀 움직이지를 못 하셔서.. 간병인을 둘 정도라고 한다. 통화를 잠깐 했는데, 목소리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오전에 요엘이랑 같이 기도했다. 상황을 설명해 주려다 보니, 2년 전에 돌아가신 요엘이 친할머니 얘기를 하면서- "도린 할머니는 천국에 가셨잖아. 증조할머니는 우리가 한국 갈 때까지 천국 가시지 말라고 기도하자. 우리가 가는데 꼭 만나야지, 그치?" 했더니 요엘군은 자못 심각하게 두 눈을 꼭 감고, 기도를 시작한다. 그러더니, "She is not going anywhere."한다. 아이들은 때로, 의미심장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어쨌든, 요엘이의 그 말이 참 힘이 된다. 할머니, 저희 갈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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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Freeboard/Scribbles 2010. 1. 4. 06:45
1.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자. 라는 생각과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걸 어떻하느냐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Well, I guess I didn't know he was worried about mine, until a couple of years ago, when a friend told me he was at the time. I guess it's best to trust his decision. ,2.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친해지는 것도 좋다. 요엘이에게 친구가 생겨서 기쁘다. 나도 덕분에 좋은 커플과 대화하게 되어서 기쁘고- 점차 정을 붙여 나가야지. 3. 러니미드(Runnymede Trust)에 다음 주 수요일부터 출근이다. 일주일에 하루이긴 하지만. 기대도 되고, 과연 내가 잘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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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 요엘군Freeboard/Everydays 2010. 1. 4. 06:11
주일 오전- 사촌 형 라이언이 축구하러 동네로 온다고 해서, 축구경기를 구경하러 Enfield Playing Field에 들렀다 교회에 갔다. 구장에서 서서 축구를 관람하는 것이 얼마나 추운 지 잠시 잊고 있었다. (얼어 죽는 줄 알았음- . - ) 나가기 전, 스포타쿠스(강철수염) 복장으로- 축구장, 얼어서 볼이 빨개진 요엘군. 큰아버지와 함께. 주일학교 특별활동 시간. 오늘은 아침부터, 양무리 교회 가기 싫다며 징징 대더니... (왜? 친구들이 싫단다. 아무래도 예전 교회 친구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는지... - .- ) 교회에서 약 10분간 대성 통곡을 했다. (집에 가겠다고) 결국 나중에는 마음을 바꾸고 예배도 잘 드리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았음. 누나랑- 도레 누나에게 줄 생일 작품을 만드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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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런던으로 고고씽Freeboard/Trips 2010. 1. 3. 07:46
매년 새해 첫 날, 런던에서는 퍼레이드가 열린다. 올해로 24번째로, 세계 20개국에서 8500여명이 참여하는 길거리 행진이다. 치어리더도 있고, 밴드도 있고--- 올해는 일본에서 참여한 팀도 있다고 한다. 런던 주요 길의 승용차 진입을 막고 세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우리는 1월 1일 오전, 런던 시내로 향했다. 그런데 트라팔가 광장에 도착한 직후, 요엘군은..."퍼레이드 싫어. 집에 가자"란다. 이게 뭔 소린가?! 이거 때문에 런던에 나왔건만... 집에 가겠다는 녀석을 살살 꼬셔, (경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싸간) 샌드위치를 손에 쥐어 주고- 퍼레이드 시작할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 보려고 했으나... 녀석은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 . - 결국 근처에 있는 St. James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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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Freeboard/Scribbles 2009. 12. 30. 06:45
인간은 너무 나약한 존재다. 한순간, 감정 억제를 잘 하지 못하는- 한 번 만 더 생각했으면 뱉지 않았을 말. 한 번 만 더 생각했으면 하지 않았을 행동. 언제쯤. 예수님과 같아질 수 있을까. 문득. 자식이 결혼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자식을 나에게 잠시 맡겨 주셨고- 자식은 내 소유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언제쯤. 다 내려 놓을 수 있을까. 언제쯤. 좀 더 유연해 지고- 좀 더 성숙해 질 수 있을까. 이해하기 힘든 일들.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 싫은 사람. 미운 사람.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 모든 일/사건에는 정말 다 이유가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