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벅의 '대지'
- 중고등학교 시절, '가장 감명깊었던 책은?'이란 질문엔 항상 '펄벅의 대지'라고 적곤했었다.
10여년이 지나 몇 달 전, 어떤 영국 아저씨가 펄벅의 'The good earth'가 참 흥미로운 책이였단 말을 했었다.
덕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생각이 전혀 안 났기 때문이다.
책을 다시 읽고난 지금,
너무도 평범한 농부 왕씨가
왕부자가 되는 과정.
땅을 사고 또 사고...
흉년이 들어도, 홍수가 나도
도적떼가 들끓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
빼앗기지 않는 것은
'토지'밖에 없다며 땅을 사드리는 농부 왕씨.
홍수가 난 어느 날,
무료함에 지쳐
시내의 다방을 찾아가게 되고
어떤 아가씨를 만나
새로운 살림을 차리고...
아들 셋은 농부의 아들이 아닌
왕부자의 아들로 자라게 되고
아들 둘은 신기하게도 농부 왕씨의 정반대의 성격을 각각 닮았더랬다.
맏아들은 돈을 끊임없이 쓰고, 사람들에게 왕부자집으로 보이기 위해, 그 수준을 맞추려 하고
둘째아들은 돈을 굉장히 아끼고, 심지어 자기 결혼식에도 낭비라고는 하지 않는 사람.
농부 왕씨는 어느날 늙어 버렸고,
세상돌아가는 것도 잘 모르게 되고...
소설의 마지막은,
아들 둘이 땅을 어떻게 분배해서 팔까를 논하고 있는데,
농부 왕씨가 '땅은 절대로 팔아선 안돼'라고 외치는 장면.
아들들은 절대 땅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서로 약속한 듯이 회심의 미소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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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도 길었지만,
그 지루하고 뻔한 스토리를
계속 읽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내가 그렇게 감명받았다던 부분이 나오겠지 싶었는데...
책을 접을 때까지,
감명받은 부분이 전혀 없었다.
도대체, 그 나이의 난, 무엇때문에
이 책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