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은 조선 후기, 그러니까 1896년에 태어났다. 그리고 1910년대에는 일본에 유학을 하게 되는데,
그가 쓴 소설 중에, '경희'라는 소설은 그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그 중에 일본 유학을 갔다가 돌아 온 경희에게, 경희 할머니가 하시는 말,
"옛날에는 여편네가 배우지 않아도 수부다남(壽富多男)하고 잘만 살아왔다. 여편네는 동서남북도 몰라야 복이 많단다. 얘, 공부한 여학생들도 보리방아만 찧게 되더라. 사내가 첩 하나도 둘 줄 모르면 그것이 사내냐?"
이 책을 쓴 지은이(이상경)는 '1990년대 이전의 여대생까지 문장도 그대로 근 백년 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소리다. ...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경제성장과 경제구조의 변화, 여성의식의 성장 등으로... 이 말은 '드디어' 낡은 소리가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문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시집도 안 가고 영국에 유학을 왔다고, 처녀를 해외로 돌려서 되겠느냐고' 걱정하셨다는 A의 말과, '배운 여자 일 수록, 이혼을 한다더라'라고 걱정하는 B의 말, 그리고, '남자가 바람을 핀다고 덜컥 이혼을 하면 되니? 어차피 남자들은 그런 시기를 한 번씩, 거치는 거야'라고 말하는 C, 등등을 생각해 보면, 지은이의 바람은, 여전히 요원한 일이 아닌가 싶다.
요전에 누군가 본인은 '현모양처'(賢母良妻)가 되는 것이 꿈이라 하여, 나를 놀래킨 사람이 있었는데, - 물론 현명한 어머니와 어진 아내가 되는 것이 무에 그리 나쁜 일이냐 라고 묻는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현부양부(賢父良夫)가 되고 싶다고 외치는 남자들이, 전혀 없기에 하는 말입니다. -
때로는 변하였다 느껴지더라도, 하나도 변하지 않아서 화-들-짝- 놀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