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네가 사랑에 대해, 삶에 대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그렇게 씨니컬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건,
참으로 의외였고,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하는 건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내가 아는 사랑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부부사이에는
숨김이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무슨 말이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랑이 길어봐야 2-3년이라는 말.
길어봐야 2-3년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네가 정의한 '사랑'이,
정열적이며 불타없어진 채 재만 남게 되는 그런 사랑이라면...
그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랑은...
평생을 가도 변치 않는 것이다.
매일 매일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 하게 되고
그래서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되는..
그런 사랑말이다.
나도 한 때는, 사랑이 별 거 아니라 믿은 적이 있었다.
누구하고든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친밀한 행동따위는 별 의미없는 것이라고 믿은 적이 있었다.
지금 되돌아 보면,
그건, 상처를 크게 받은 사람의 행동이었다.
상처를 더 이상 받지 않으려는 최후의 방어전술이었다.
사랑따위로 상처를 받지 않는 척 했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는 곳에서 상처가 곪아 터지고 있었다.
언젠간
너도 그걸 깨닫는 때가 오겠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를 위해,
네 사랑을 위해
기도하는 일.
행복하길 바란다.
진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