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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은 왜 짠가
    Freeboard/Scribbles 2004. 3. 6. 12:22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리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을 왜 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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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주 좋아하는 시인의 산문집이 문득,
    눈에 띄어 한 곳을 적어보았네.
    가난하고 쓸쓸한 구절들이 참 많지만
    그런 삶의 모습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지.
    좋아할까 모르겠네.
    (동봉할까?)
    어제 밤에 퍼즐액자를 칭칭 동여맸지만
    나름대로 또 불안해보이지만
    꽁꽁 동여맨 채로 보낼까 생각중야.
    뭐 결과야 어찌되던 무사히 도착하리라는 바램으로.
    그런데 뜯다가 열 받을 지도 모르겠다.
    워낙 테이프를 남발?을 해서리.
    조만간 보낼 예정이야.

    사진도 정리를 해봤는데 처음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이
    만만찮네. 어쨌거나 한 번 올려볼까 생각중야.
    후지산 앞인가? 암튼 햇살이 너무 강해
    얼굴의 표정은 다소 일그러졌겠지만.
    우리의 얼굴을 보고 반가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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