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분 댁에 놀러갔다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이혼율이 요즘에 많이 높아졌더라, 하는 얘기가 나왔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얘기하다가
남편이랑 부인이랑 서로 원하는 기대치가 달라서 그런 거 아닐까,
부인도 일을 하니까 육아나 가사를 남편이랑 분담하길 원하는데-
많은 남편들 혹은 시댁식구들은 아직도 아내 혹은 며느리에게 예전처럼 육아도 가사도 다 해주길 원하니까...
뭐 이런 얘길 하다가-
40대 후반쯤 되신 여자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예전에 애를 베이비 시터에게 맡기고 일을 해봤는데-
일하느라 몸은 힘들지, 애는 엄마가 일하러 간다고 울지, 퇴근하면 돌아와서 집안일해야 되지, 결국은 삼중고였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렇게 살지 말고, 그냥 집에서 편하게(?) 가사하고 애 돌보면서 살라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말씀 하셨다. 페미니즘 때문에 자신은 너무 고생하셨다며...그냥 공부한 건 그걸로 만족하고, 기대치를 낮추면 된다면서...
(사실, 나한테 하는 얘기 같았다. 그 집에 도착하자 마자 나한테 물으신 말씀, "일은 안 하죠?" 일을 한다고 했더니, "그럼 애는 어떻하고?" --- 난 어느 새 돈도 많이 못 벌면서, 혹은 돈을 벌어도 어차피 유아원비로 다 쓰면서, 쓸데없이 애도 고생시키고 스스로도 고생시키는 바보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Doh - not that it's really the case. I'd rather go out and work, as it gives me a break from otherwise 24/7 childcare.)
뭐 시간도 많지 않고, 그닥 친한 사이도 아니어서 난 별로 얘기를 못했지만,
그 집도 딸이 이제 막 대학을 갔던데-
자기 딸에게도 그런 얘기를 해줬을까 싶었다.
물론 삼중고를 지고 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 수퍼우먼으로 사는 건 사실, 여자만 힘든 일이니까.
그리고 뭐 페미니즘이, 단일한 '주의'는 아니지 않은가...
페미니즘의 조류가 얼마나 다양한데... 사회가 변하면서 페미니즘 운동의 전략도 다양하게 변화해 왔지 않는가...
어쨌든...
그 자리에 모여있던 남성분이 우리는 '한결같은데, 여자들이 변해서 그래요'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했지만...
결혼 전에 혼자 살아보는 경험이 정말 중요한 거 같다.
한국에서는 부모가 특히 엄마가 해 주는 모든 걸 받기만 하다가 결혼을 하니까
당연히 남편은 아내에게 엄마가 자신에게 해줬듯이, 식사/청소/빨래 등을 원하게 되는 거 같다.
성인이면 남자든 여자든 간에
스스로 밥 해먹고, 청소하고, 집안 정리를 할 줄 알아야...
결혼하고 나서, 서로를 덜 고생시키지 않을까....
아직도 몇 세대는 더 지나야,
부부관계에서의 동등함이 오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세대를 거치면서 조금씩은 변해가는 거겠지.
우리 아들은 잘 교육시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