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외출을 신청했다.
노팅험(여기서 차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서
사진기자 동료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는 것.
다른 사람들은 호텔을 잡고 자기로 했지만, 자기는 오후 4시쯤 가서, 새벽 1-2시쯤 돌아오겠다는 것인데....
편한 마음으로, 자고 다음날 돌아와도 된다며, 보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감정적으로)
아들이 새벽에 두어 시간마다 깨는 걸, 혼자 감당할 자신이 전-혀- 없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래서...
최대한 늦게가서 최대한 일찍 오라고 으름장을 놓고...
어차피 차를 끌고 가는 거니까, 혼자 술 안 마시고, 술 취한 사람들이랑 놀다보면
너무 지루해서 재미없을 거라고....
'어차피 재미없을 거야'라고 계속 최면을 걸었다.
신랑은 3시 반쯤 떠났는데...
아들 녀석이 이를 어찌 알았는지, 잠도 잘 안 자고, 먹은 것도 잘 토하고...
한 9시쯤에는 계속 앵앵앵앵 거리기 시작했다.
다행이 10시쯤 녀석을 침대에 눕히고는...
이 녀석 때문에 두 시간 만에 다시 깨야 할 생각을 하니
괜시리 '화딱지'가 나서는....
'다음 수유시간까지는 알아서 맞춰 돌아와. 다음 수유시간은 12시 20분 이후가 될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는, '쿨한 아내'가 되지 못하는 것이 약간 안타깝기도 했지만...
신랑 혼자 즐기고 있을 것이 괜히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혼자 키득 거리면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이 녀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10시부터 4시까지 6시간 씩이나 버텨줬고...
12시가 조금 넘어서 들어온 신랑은 아기가 깨서 밥을 달랠까봐 잠을 자지도 못하고... 새벽 4시까지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것... - . -
아, 정말 미안하다.
이 녀석이 그렇게 잘 자줄 줄...
몰랐지. - . -
오랜만의 외출을 망쳐서 진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