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둘 다다 감기로 엄청 고생을 하다가,
피자 한 판과 비됴 한 편으로 위로를 했습니다.
블럭 버스터에서 과연 무슨 영화를 빌려 볼 것인가로... 한 20분을 헤매다가... (존이 좀 까다롭습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마다, 코믹멜로를 즐겨 보는데 - 존은 좀 진지한 영화를 좋아하는 거 같아) 드디어! 고른 영화가 바로 이겁니다.
핀이라고 불리는 외로운 난장이(근데 '난장이'라는 말 말고, 좀 정치적으로 올바른- politically correct- 단어가 없나요?! - 아는 사람 알려 주셔요) 남자가 주인공이구요. 친구라고는 기차모델을 파는 가게에서 일하던 헨리 밖에 없었는데, 그 친구가 죽으면서, 폐쇄된 기차역사(depot)를 유산으로 남겨 주죠.
관심이 있는 거라곤 기차 밖에 없는 이 남자. 혼자 기차가 몇 대가 지나갔나, 몇 분 간격으로 오나 쳐다 보는 게 일입니다.
이 남자의 집 바로 앞에 주차된 밴에서, 조(Joe)라는 남자가 매일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커피와 쏘시지를 팔구요. 얘기하는 게 취미인 남자죠.
그리고, 아이가 사고로 죽은 뒤, 별거 상태에 있는, 올리비아라는 예술가. 덤벙대기 일쑤인 올리비아는 운전 중에, 두 번이나 핀(Fin)을 칠 뻔 하죠.
정말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인데 (다들 외롭다는 거 빼고는), 그렇게 친구가 되어 갑니다.
이 세 사람의 이야기....
잔잔하고, 조용하고, 코믹하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봤습니다.
아쉬운 건, 마지막에, 휙 끝나버린다는 거... - . -
------------------------------------------------------
이 영화를 보다가, 가슴에 확 닿았던 대사는...
It's funny how different people see me and treat me,
since I'm really just a simple, boring person.
괜시리, 핀의 상황에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난, 특별하고 싶지 않은데, '다르다'는 것. 그래서 '다르게' 취급 받는 것이 참 싫대요.
원해서 '튀는 것'과 '다른 것'은 정말 틀린 것이대요.
가끔은, 사람들 속에 묻혀 있고 싶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