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가슴의 지뢰를 제거하라
이유명호/남강한의원장,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빨래를 개다가 딸애의 브래지어가 눈에 띄었다.
옳다구나!!! 면도칼을 들고 와이어가 들어 있는 겨드랑이 쪽 모서리를 3밀리쯤 째었다. 지름 12센티미터의 반달 모양 형상기억합금 이라는 쇠심을 잡아 빼버렸다. 터미네이터의 재료를 연상시키는 이 물건의 용도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
유방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브래지어의 속에 설치한 쇠구조물 이다. 덧붙이자면 속에 담긴 내용물의 구조를 기억해서 원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들어 보았나? 스펜스의 꼬리
유방의 쳐짐 이나 보기 좋게 올라 붙음의 결정은 누가 하는가?
겨드랑이와 유방에는 스펜스의 꼬리 라는 연결 근육이 있어 위에 매달려 있고 또 가슴근육 의 발달정도와 지방 의 유무가 탄력을 결정한다. 즉 가슴 바깥쪽 45도 위에서 어깨 쪽으로 영원히 붙잡고 있는 근육이 있다는 것이다. 남자운동 선수들의 여자 못지 않은 빵빵한 젖가슴살을 보면 이해가 되시져. 그러므로 탱탱한 근육과 지방이 있으면 쇠심이 밑에서 받치든 말든 별로 상관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왜 우린 브래지어를 해야 하며 게다가 쇠심 까지 넣어야 하는가 고것이 알고 싶단 말이다.
왜 젖가리개를 하는가
김혜수가 패션쇼에서 당당하게 걷는 것처럼 요즘 모델은 노브라로 패션쇼에 출연한다. 나의 경우엔 브래지어의 목적이 쳐짐 방지 보다는 오히려 젖꼭지가 옷 밖으로 도드라 지는 것이 남사(?)스러워 어쩔 수 없이 한다. 다 있는 젖꼭지를 없는 척 가리느라 또 남들이 야하다고 생각하니까. 겨울엔 헐렁한 옷 속에 노브라로 다닌다.
여름엔 반창고를 넓적하게 붙이고 셔츠를 입기도 한다. 떼어 낼 때 무지하게 아퍼서 그렇지 참 편리하고 시원해서 좋다.
젊은 여성들은 허전하대나 어쩐대나 잘 때도 한다니 . 사서 고생이다. 에구구...(__+)
쇠브라의 죄상을 낱낱이 고한다!
첫째 갈비뼈와 횡격막은 호흡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쇠심 이 방해한다.
둘째 쇠브라를 하면 깊은 숨 대신 얕은 숨만 할딱거리게 되니 심폐기능이 약해진다. 산소부족-> 운동능력저하-> 체력약화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셋째 양 유두의 중간에는 심장의 반응점인 전중혈 이 있는데 스트레스와 울화병에 통증반응이 나타난다. 쇠브라가 특히 전중혈의 기를 막히게 한다. 심각한 결과...으윽!
넷째 금속을 우리 몸에 착용하면 방전이 일어나고 에너지가 빠진다. 쇠브라도 당근 기운을 빼고 있다. 오링테스트 에서도 증명이 된다.
다섯째 몸 상ㆍ하체의 기는 순환해야 하는데 쇠브라는 이 기혈 흐름을 차단한다.
확 잡아 뽑아버려! 쇠브라
이렇게 답답한 브래지어를 하는 것만도 신체적인 스트레스인데 쇠심까지 넣은 브라를 하라고라? 쇠와이어는 유방과 젖샘을 압박하는 고문 장치이다. 정조대가 사라진 지 오래건만 아직 해방되지 않은 여성의 몸 에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의 증거이기도 하다.
젖가슴이 크면 머리가 나쁘다 고라?
유방은 아기의 식량창고라 족양명 위경 이 흐르고 있다. 즉 엄마가 곡기를 먹어서 젖으로 만들어 아기를 키워야 하는 생명과 사랑과 보살핌의 장이다. 근데 속설에 가슴이 크면 머리가 비었다고 하는 말에 우리 여자들은 사춘기부터 주눅이 들어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은 생명을 길러낼 이타적 사랑과 능력이 넘친다는 것으로 자랑스러워 해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선진국과 일본에서는 확대 수술비가 없다고 비관 해서 자살하는 청소녀가 많다고 한다. 이것도 몸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고 남에게 보여지는 대상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 부끄러워 어깨를 숙이고 팔짱을 껴서 가슴을 가리지 말자. 스스로 당당하게 드러내자.
달걀 후라이도 밥 많이 먹으면 김혜수 안 부러버~
가슴이 작은 여성도 낑깡이니 달걀 후라이니 비웃을까봐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위경락 을 잘 조절해주고 밥을 부지런히 즐겁게 먹으면 커질 수 있다. 다 마음먹기 나름이고, 치료하기 나름이다. 순환에 방해가 되는 쇠브라 대신 자신의 가슴을 넘치는 사랑으로 채워줄 부드러운 맛사지가 필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내 가슴이 크건 작건 보태준 것 없는 사람들에게 말하라.
네 걱정이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