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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싸우다!

tempus_fugit 2004. 9. 22. 22:33
뭐, 싸웠다면 싸운 거고, 안 싸웠다면 안 싸운 거고 - . -
지금까지 한 다섯 번 정도 부딪혔었는데,
어제가 바로 그 다섯 번째!

수업이 끝나자, 변함없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집으로 오는데,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소고기 다진 걸 밖에다가 놔두는 걸 깜빡했다고 하더군요.

원래 점심으로 햄버거 스테이크를 먹을려고 했었거든요.

집에 오니, 정말! 하나도 안 녹았더라구요. (우리 집은 아직도 전자렌지가 없어요~ 전자렌지만 있었어도!)

저는 무지하게 배가 고팠던 거로, 어제 저녁때 먹다 남은 콩나물 밥과, 육계장을 데우기 시작했고....

근데! 이 사람이 부엌은 쳐다도 안 보고, 거실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밥 안 하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슬슬 기어나오더구만요...

아무래도 고기가 녹으려면 한 시간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둘이 육계장이랑 밥 남은 걸 같이 먹고, 나중에 햄버거를 해 먹으려고 했지요.

근데! 육계장을 보자마자, '난 이거 안 좋아할 거 같아'하는 겁니다.

여기서, 딱! 참았어야 되는데, 띵을 확~ 받아서는, '싫으면 먹고 싶은 거 해 먹어!'하고는, 거실로 홱~ 들어가서, 저 혼자 맛있게~ 육계장과 콩나물 밥을 샥! 비웠지요.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이 사람이 안 들어오는 거에요 - . -
뭘 하나 가봤더니, 설겆이를 하고 있더군요.
(나중에 왜 설겆이를 했냐고 했더니...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거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고 해서.. 대신 점수 좀 딸려고 했다나 - . - )

여하튼, 혼자 밥을 띡 먹고 나니, 마음이 편할리가 없지요. 생각하면 뭐 별 일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미안하다고 할까 했는데, 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뭘 잘못했는 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 . -

그래서, 말았죠. 뭐. 흐흐.

조금 있다가 방으로 들어온 남편이랑.... 멀뚱 멀뚱... 하다가.
서로 미안하다고 하고 잘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사!소!한! 일로 싸우지 말자고 열심히 약속하고서 .....

아자!! 싸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