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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tempus_fugit 2007. 7. 11. 22:45
어제 시댁에 다녀왔다.

여든이 넘으신데다가 소아마비에 당뇨, 여러 합병증이 겹쳐
몇 년 전에 뇌졸증으로 쓰러지신 이후로는 언어장애까지 온 탓에
요즘엔 거동을 거의 못 하신다.

소아마비가 어렸을 때부터 있으셨지만, 워낙 활동적이셔서
운전도 몇 년 전까지는 하셨었고
밝고 강한 성격의 소유자이셨는데...

한 순간에 (아니 어쩌면 점차적으로)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단어'로 표현하는 것마저 힘들어 지셨다.

다행히 요엘이하고는 언어로 의사소통할 필요가 거의 없어서,
요엘이의 존재가 어머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 같다.

어쨌든,
어제는 "예전에는 다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이젠 못하니 정말 미안하다. 고맙다. 얘야 사랑한다." 하시는데 눈물이 울컥 넘어왔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때
가장 못 견뎌하는데...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안타깝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