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빈혈은 유전되는 혈액 질환 중 하나이다. 이 질환에서는 정상적으로 원반 모양인 적혈구가 원반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여(nonspherocytic) 적혈구가 혈관을 이동하면서 파괴되는 용혈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질환에서는 헤모글로빈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의 대사 장애에 의해 적혈구 막에 결함이 생겨 형태가 어그러진 적혈구가 생긴다.
어떤 경우에는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빈혈은 피루베이트 키나제(pyruvate kinase)라도고 불리는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 G6PD)가 부족하여 생긴다.
이 외에도 약 16개의 적혈구 효소의 기능 장애로 인해 다양한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용혈성 빈혈이 발생한다.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 G6PD) 부족은 효소의 기능 장애로 나타나는 약 300여 개의 다양한 효소 질환 중 가장 흔한 유전성 비구상 적혈구 용혈 질환이다. 적혈구의 형태나 적혈구의 용혈 정도에 따라 다섯 개의 주요한 하위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일반적으로 G6PD 결핍성 빈혈은 유전되며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 비율이 높다. 남성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여성에서 나타나는 증상보다 다양하고 증세도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증상
보통 빈혈로 인해 쉽게 피로해지며 적혈구가 깨져서 황달이 생기기도하고 적혈구의 파괴가 빠르게 진행되어 간과 비장이 커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유아기에 시작되지만 출생 즉시 황달을 보이는 신생아도 있다.
적혈구 도말 검사로 현미경을 통해 적혈구를 보면 그 모양이 원반모양이 아닌 불규칙하게 어그러진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혈구가 용혈 되면 황달이 나타나는데 피부가 노랗게 됨은 물론 심해지면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눈물이나 땀까지 노란색을 띤다.
어떤 경우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 양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빈혈 증상이 더 심해진다.
원인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빈혈의 대부분의 경우는 적혈구 막의 결함 또는 헤모글로빈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의 결핍과 관련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빈혈은 상염색체 열성 형질로 유전된다.
**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은 각각의 부모로부터 질병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았을 때 생긴다. 만일 개인이 하나의 정상 유전자와 하나의 질환 유전자를 받았다면 그 사람은 그 질환의 보인자(Carrier)가 되나 질병의 증상은 대개 나타나지 않는다. 부모가 모두 보인자일 경우 아이에게 질병이 유전될 확률은 25%이며 그 아이가 부모처럼 보인자가 될 확률은 50%, 아이가 정상 유전자만 물려받아 유전적으로 정상일 확률은 25%이다. 이 확률은 남녀 모두 동일하다.
**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 결핍증에 의한 빈혈 (Anemia due to 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G6PD〕deficiency)
부분적으로 우성 X-연관(X-linked) 유전 형질로 유전된다. 이러한 유전 형질은 항상 표현되는 것은 아니며 질환의 증상도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부분적인 우성(partially dominent)”이라고도 한다.
- X-연관(X-linked) 열성 유전 또는 반성 유전
남성은 XY, 여성은 XX의 1쌍의 성염색체를 가진다. X 연관 유전은 X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단일 돌연변이에 의하여 발생한다. 남자는 X 염색체가 하나이므로, 질환 인자를 가진 X 염색체를 가지게 되면 반드시 질병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남자에게 질병의 증상이 나타난다. 부모 중 어머니가 질병 인자를 포함한 X 염색체를 가진 보인자라면 아들의 50%에게서 질환이 나타나며, 딸의 50%도 보인자가 된다. 반면 아버지가 질병 인자를 지닌 X 염색체를 가진 경우 아버지는 그 질환의 증상을 보이며, 이 남성의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되고, 아들은 모두 정상이다.
G6PD 결핍성 빈혈은 적혈구의 조숙한 파괴로 인한 용혈현상 때문에 발생하며, 또한 산소 대사의 장애를 초래한다.
** 적혈구의 파괴를 촉진시킬 수 있는 요소
p콩의 한 종류인 잠두(fava bean)
해열제
설파제(sulfonamide)
항말라리아제(antimalarial drug)
알러지 약으로 쓰이는 페나세틴(Phenacetin)
드물게 효소인 알도라제 A(aldolase A)의 부족으로 인해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진단
빈혈의 증상을 기초로 하여 혈액을 통한 다양한 진단 병리 검사와 전문의의 검진을 종합하여 진단을 내릴 수 있다.
** 혈액검사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적혈구의 수가 줄어들었거나 적혈구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의 감소를 알 수 있어 빈혈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간효소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있는 합토글로빈(haptoglobin)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다.
혈액 내에서 용혈이 생기면 황달이 나타나면서 혈중 간효소 수치가 상승하고, 합토글로 빈(Haptoglobin)의 수치는 감소한다. 그러므로 혈액을 통한 간효소 수치와 합토글로빈의 감소로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구상적혈구성 용혈성 빈혈일 때 하인즈 소체(Heinz bodies: 불규칙한 모양의 비정상적인 적혈구에 의해 생성)를 관찰할 수 있다.
** 버틀러 형광 검사
정상 혈액 내의 특정 효소가 자외선을 쏘였을 때 형광을 발하는데 G6PD 빈혈에서는 자 외선을 쏘여도 형광을 발하지 않는다.
이 검사는 자외선에 형광이 발하지 않는 상태를 양성이라 한다. 주의할 점은 용혈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때는 가양성으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몇 주 후에 반복 확인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용혈성 빈혈의 치료에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만일 만성적으로 오랫동안 수혈을 받는 경우 수혈로 인해 체내에 철분이 쌓이게 되므로 철분의 체외 배설을 돕는 철분 킬레이트 요법(iron chelation therapy: (예) Deferoxamine)이 필요하다.
적혈구를 파괴시키는 메틸도파(Methyldopa)와 같은 약제들이나 먼지가 많고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 등의 납 성분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은 피해야 한다. 유전성 구상용혈성 빈혈은 수술로 비장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가 있지만, 유전성 비구상적혈구성 용혈성 빈혈에는 비장절제도 효과가 없다. 유전상담이 이 질환을 가진 가족과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전상담』이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해당 유전질환이 무엇인지, 질환의 증상과 경과 과정, 어떻게 유전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유전학 전문가로부터 질환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환자 자신과 가족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