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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은 말.

tempus_fugit 2006. 3. 16. 20:57
"이젠 홀 몸이 아니잖니"
"아기를 생각해야지"


갑자기, '나'란 존재는 온데 간데 없어졌다.
잘 먹는 것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며,
잘 자는 것도,
잘 쉬는 것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뱃속의 '아기'를 위해서다.

그렇다고, 내가 일부러 몸을 마음대로 혹사시키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냥,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말 아니던가.

나도 좀 생각하는 듯한 어휘를 구사해 주면 안 되는 건가?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희생하는 걸 배우는 거라고.

정확히 말하면, '아기'가 '남'인가.
결국은 '지새끼'인 것을...

진정한 희생은, 자식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정말 '남'을 위한 희생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아니, 이러한 종류의 희생을 통해, '남'을 위한 희생을 배우는 거라고 말한다면... 글쎄, 할 말이 없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러면, 세상의 수녀님들과 신부님들, 그리고 수도승 들은, 평생 진정한(?) 희생을 못 배운다는 뜻인가?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해, 너무 많은 포장이 되어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그 잘난 "모성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