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board/Trips

로마로의 도둑 여행 2탄

tempus_fugit 2003. 5. 7. 06:52


엔조를 만났다.
하나도 변한 게 없더라.
외무고시를 보느라, 살이 쪽 빠지고, 아침 저녁으로 해대는 공부 탓에, 초췌해 보이는 걸 빼고는...

엔조는 여전히 나에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로마의 구석 구석을 보여주려고 했다.

3년 전에, 보았던 그 거리들을 다시금 보여주며, 하나 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거리가 르네상스 분위기가 나는 유일한 거리이며, 이 길이 내가 로마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며, 이 조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불만을 털어 놓는 '신문고'이며, 저녁에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셔야 하고, 카페라떼는 아침에 먹는 커피이고, 마지막으로, 로마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 집에서 크림을 듬북 얹어 나에게 넘겨 준다.

오후 6시 부터 시작된 로마 구경은, 자정이 되어 서야 끝이 난다. 발에 땀이 나도록 걸어 다녔다. 또.

3년 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돈을 내고 버스를 타고 다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