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us_fugit 2005. 4. 12. 12:36
김집사님!
홈페이지를 방문해 궁금한 내용을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사님이 질문하신 술에 관한 질문은 끊임없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사이에 회자되고 있어, 중요한 것 같지만 본질적인 복음의 내용은 아닌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담배를 피우는 문제와 제사를 드리는 문제도 동일한 범주에 속한 내용이라 생각되어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기준점을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술 마시는 것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하는 기준점이 분명하지 않다면 이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기준점을 세우면 조금 마시면 죄가 안 되고 많이 마시면 죄가 된다는 식의 상황논리에 의해 죄일 수도 있고 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식의 태도는 갖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식으로 우리의 가치관이 애매모호해진다면 이런 비약도 할 수 있습니다. 마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실 마약은 나쁜 것이죠? 그런데 조금 먹거나, 중독이 되지 않으면, “성경에 마약 먹으라, 먹지 말라는 내용이 나오지 않았으니 이건 죄가 되지 않을 것이다”는 논리도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약에 술 마시는 인물도 나오고 믿음의 영웅으로 그려진 사람들 가운데서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서양 사람들은 그리스도인 가운데서도 맥주를 음료수처럼 마시고 와인을 맛있게 먹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경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술을 마셨다고 해서, 서양 그리스도인들이 술을 마신다고 해서 그것이 죄가 되지 않음으로, 우리 또한 마셔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옳지 못하다 생각됩니다. 대부분 성서에 나온 인물들 가운데 많은 경우가 술을 먹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죄를 범한 경우를 들고 있고(노아와 삼손) 현대 의학상으로도 술 문제는 개인의 정신건강과 가정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합니다. 결국 술은 우리의 신체 리듬 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폭력과 행동의 오버로 술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훨씬 상황을 호전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므로 술 마시는 것을 하나의 문화적인 상황으로 이해하여 술을 마셔도 된다는 논리는 어쩐지 궁색하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다음으로 술을 마시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의식이 마음에 있냐는 것입니다. 저는 마음속에 성령이 계시는 인생치고 술을 마시고 나서 주께서 주신 음식이므로 영광 돌리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무엇이든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그건 참 귀한 일이 됩니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나서 그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응답을 하느냐 하는 데는 저의 경우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비슷하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 나가 보지요. 고린도전서 8, 9장은 이방신전에 드린 음식을 헬라인들이 먹는 문제로 인해 우상에게 드린 음식을 먹는다고 정죄한 유대인들의 정죄에 대한 바울의 견해가 기록된 곳입니다. 바울은 10장까지 연결되는 이 말씀을 통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를 제시합니다. “첫째, 무엇이든 감사함으로 먹으면 된다. 둘째, 그러나 먹을 때 믿음이 연약한 자가 시험에 든다면 먹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 셋째, 이 모든 일을 통해 예수 믿는 역사가 있어야지 제사문제, 술, 담배 문제, 먹는 문제가 복음 보다 앞서 역사되면 안 된다.” 저는 김집사님을 비롯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성경의 원리를 충실하게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 앞에 감사가 된다면 드십시오. 그러나 감사하며 먹는 그 모습을 주위의 믿음이 없거나, 믿음이 연약한 그리스도인들이 술 먹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필시 “믿음이 없군.” 또는 “김 집사님같이 믿음 좋은 분들이 술 먹는 것을 보니 술 먹어도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갖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이미 김집사님은 실족케 한 것이 되고 맙니다. 바울은 그래서 “실족케 하느니 나는 차라리 먹지 않겠다.”고 한 것입니다. 조금 더 확대하여 술 먹는 문제로 인해 교회 다니지 못하거나 예수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술 문제, 제사 문제, 담배 문제 등은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이것 때문에 다른 사람을 너무 정죄하여 예수 믿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주님의 뜻이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예수 믿으려면 술, 담배 끊어야 된다는 부담감을 통해 예수 믿기도 전에 예수 믿는 것에 대한 혐오감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예수 믿은 후 변화될 성화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고 은혜 받으면 자연적으로 고쳐지리라 생각합니다. 미리 처음부터 예수 믿지 못하는 올무가 되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집사님! 저는 집사님이 마실 수 있지만 이제는 경건의 훈련을 위해서 마시지 않기를 권면합니다. 경건은 범사에 유익이 있다고 했습니다. 즉, 할 수 있는 것들을 오히려 하지 않고 절제할 수 있다면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영성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했다고 할 수 있는 것 모두 다 하면서는 주님이 주시는 영적 능력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또한 성경은 악은 그 모양이라도 버리라 했으니 적어도 집사님이 술 마시는 것이 나쁘다는 기준을 세웠다면 조금이라도 그 모양에서 탈출하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고 삶의 즐거움을 주의 말씀을 따라 믿는 자들과 함께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는 것에서부터 갖는 멋있는 집사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 가지 그리스도인은 술을 내가 마시지 않기 때문에 술 마시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오히려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콜라 마시면서 그들과 대화하고 그들과의 나눔을 통해 그들을 하나님 믿는 사람으로 전도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근본주의자가 되지 말고 복음주의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근본주의자는 내가 술 마시지 않는다면 술 마시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부류입니다. 부디 술에 얽매이지 않고 술을 뛰어 넘는 복음주의적인 그리스도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집사님의 삶을 통해 거룩한 하나님의 존영을 느끼는 아름다운 은총이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연히 프라하한인교회의 홈피에 들어갔다가 성실하게 고민을 답해주시는 목사님의 답글을 읽고 이 글을 올린다
부디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으로  더욱 결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